1. 우리는 왜 한국문학을 이야기하는가

 

  '문학은 많은 부분이 상상적 체험과 정서적 감응력에 의존하는데, 그렇다면 우리에게 더 간절한 요청은 객관적 실체로서의 역사와 그 이념, 사상에 대한 이해에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일(11쪽)'이다.

  또한 '모든 사람은 추상적인 일반개념으로서의 <사람>으로 존재하지 않고 일정한 언어, 역사, 문화에 의한 집단 속의 <나>와 <우리>로 존재한다. 이것은 곧 우리가 특정한 문학적 환경 속에서 이 세상과 대면하며 모국어를 통해 자신의 체험, 생각, 감정과 세계의 형상(形象)을 그려내도록 조건지어짐을 뜻한다.(12쪽)'

  '타자를 앎으로써 나의 한정된 세계를 확장한다는 것은 내가 나의 근거로부터 떠나 타자의 영역에로 이주해 가는 것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타자를 향해 개방되고 확장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할 나와 내 세계가 있어야 하며, 여기서 모국어 문학이 주체의 주체됨을 떠받치고 다른 여러 문학의 능동적인 이해에로 나아가게 하는 토대(13쪽)'가 된다.

  비록 '문학은 현실에 실제로 있었거나 있는 특정 사실을 액면 그대로 모사(模寫)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적(事實的)인 것과 거리를 가지지만, 바로 이 거리를 통해서 낱낱의 사실을 감싸안으며 넘어서는 형상적 인식(形相的 認識)에로 나아가는 것(13쪽)'이다.

  따라서 '문학은 객관적 경험의 영역이나 이 세계와 인간존재에 관한 탐구의 문제를 떠나서 존립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적 체험의 전체성을 통해 그것들에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문학은 읽고 논하는 일은 그 자체가 과거와 오늘의 삶에 대한 적극적 인식을 추구하는 한 방식이자, 이 세계에 대해 실천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행위로서의 몫을 가진다.(14쪽)'

 

2. 한국문학의 영역

 

 '한국문학은 기본적으로 한민족이 각 시대의 역사적 생활공간에서 이루어 온 문학의 총체라고 규정할 수(15쪽)' 있다. 그러나 '사회·문화적 계층구조에 따라 표현 언어와 전승 방식을 달리하면서 존재하였던 몇 갈래의 문학, 즉 구비문학(口碑文學)·국문문학(國文文學)·한문문학(漢文文學)의 문학사적 검토를 필요(16쪽)'로 하는데 몇 가지는 아래와 같다.

 
  '구비문학(口碑文學) 구비전승이라는 존재 방식이 문학으로서의 요건과 상치되지 않는가?'

'음성언어와 문자언어가 모두 언어이듯이 문학은 기록되든 않든간에 언어를 매개로 한 예술로서 성립하며, 이러한 주장은 문학이 사람의 보편적 욕구와 필요에 근거한 예술임을 부정하는 오류(17쪽)'이다.

   '한문문학(寒門文學) 중국으로부터 온 글과 양식에 의하여 이루어진 문학을 우리문학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한문은 중세 유럽의 라틴어나 아라문화권의 고전아랍어와 동일한 성격을 가지는 보편문어의 일종이다.(18쪽)'


  따라서, 한국문학(韓國文學)의 총체(總體)로서 한국문학이란 <한민족(韓民族)의 경험·사고·상상이 역사상의 각단계마다의 생활방식과 문화적 조건에 상응하는 표현언어를 통하여 형상적(形相的)으로 창조된 문학의 전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각 시대마다 다양하게 나타난 표현양식(구비전승, 차자(借字)표기, 한문, 한글)을 포괄하여 현재와 과거의 문학을 그 전폭에 걸쳐 이해의 대상으로 삼게 될 뿐 아니라 한국문학의 역사적 발전·변모 과정에서 여러 층위의 문학 사이에 일어난 상호교섭과 갈등을 온전하게 다룰 수 있다.(22쪽)


제영역(諸領域)의 상관관계와 의의(意義)(23쪽)


ⅰ) 구비문학만이 있던 시대

ⅱ) 구비문학이 문학의 대부분을 차지하되, 한문의 전래에 의해 일부 구비문학이 문자로 기록되고 한문문학이 부분적으로 출현한 시대

ⅲ) 구비문학과 병행하여 향가(鄕歌)와 같은 차자표기 문학(借字表記 文學)이 형성․발달하고, 제한된 사회계층에서 한문문학이 성장한 시대

ⅳ) 문인․지식층의 한문 사용이 보편화되어, 사회 상층의 한문문학과 하층의 구비문학이 병존한 시대

ⅴ) 한글이 창제되어 한문문학․국문문학․구비문학이 사회계층적 구조와 긴밀한 관련을 맺으면서 공존한 시대

ⅵ) 신분제적 사회체제의 붕괴로 인해 한문문학이 존재 기반을 상실하고, 인쇄문화의 발달에 따라 구빈문학의 의의도 크게 약화되면서 국문문학이 한국문학의 거의 전 영역으로 확대된 시대

 

3. 한국문학(韓國文學)의 갈래

 

  '작가․작품․독자를 매개하면서 인간 경험의 예술적 형상화를 인도하는 여러 층위의 관습들이 일정한 연관을 갖추고 다수의 작품에 공통적으로 나타날 때 우리는 그것을 갈래(장르)라고 부른다. 갈래란 일정한 군집의 작품들이 공유하는 문학적 관습의 체계이며, 개별 작품의 존재를 지탱하는 초개인적 준거(超個人的 準據)의 모형이다.(30쪽)' 이것은 '일정 범위의 작품들으르 완전무결하게 귀일시키는 특성․원리의 조직체라기보다, <친족적 유사성(親族的 類似性)>을 지닌 다수의 작품에서 추출되는 범례적 일반형(範例的 一般形)이라고 말할 수 있다.(31쪽)'

  여기서는 '서정(抒情)적(的)인 것, 서사(敍事)적(的)인 것, 희곡(戱曲)적(的)인 것의 전통적 3분법에 의논․기술류(議論․記述流)를 제 4의 큰 갈래로 추가하는 조동일(趙東一) 교수의 구도(構圖)를 채용하기로 한다.(32쪽)'


ⅰ) 서정적(抒情的) 갈래들 : 고대가요(古代歌謠), 향가(鄕歌), 고려속요(高麗俗謠), 시조(時調), 사설시조(辭說時調), 잡가(雜歌), 서정민요(抒情民謠), 대다수의 한시(漢詩), 신체시(新體詩), 대부분의 현대시(現代詩)

ⅱ) 서사적(敍事的) 갈래들 : 신화(神話), 서사시(敍事詩), 전설(傳說), 민담(民譚), 서사민요(敍事民謠), 서사무가(敍事巫歌), 판소리, 고전소설(古典小說), 신소설(新小說), 현대소설(現代小說)

ⅲ) 희곡적(戱曲的) 갈래들 : 탈춤, 꼭두각시놀음, 창극(唱劇), 신파극(新派劇), 현대극(現代劇)

ⅳ) 교술적(敎述的) 갈래들 : 악장(樂章), 창가(唱歌), 수필(隨筆), 서간(書簡), 일기(日記), 기행(紀行), 한문문학의 문류(文類 : 서(序)․기(記)․발(跋)․논(論)․책(策)․명(銘)․행장(行狀)…… 등)

ⅴ) 중간․혼합적 갈래들 : 경기체가(景幾體歌), 가사(歌辭), 가전(假傳), 몽유록(夢遊錄), 야담(野談)(35쪽)

 

Posted by 달머루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