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을 흩다. 박태일 빗방울을 흩다 - 박태일 그녀 웃자 그녀 쪽 유리잔이 떨렸다. 그녀 고개 들자 내 잔 속 물이 떨었다 그녀와 나는 남남으로 만났고 그녀와 나는 남남으로 남는다 낮 두 시 찾집 베트남 그녀와 나는 할 말이 없다 창밖 인조 대숲에선 빗발이 글썽거리고 그녀 낮은 콧등처럼 그녀 외로움도 저랬을까 그녀를 두고 간 옛 남자의 반지 자국이 그녀 짧은 손가락 마디를 기어 나와 바깥 창 빗방울 잠시 흩는다 상상해봐. 우리 각자가 기억하는 헤어짐의 상황을. 어느 정신과 의사가 확신에 차서 말한게 있지. "누구도 성격차이로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래 맞는 것 같아. 누구도 성격차이로 헤어지지는 않아. 왜냐하면 모두가 성격차이를 알고 만났거든. 물론 세상 그 누구도 나와 너는 완전히 같거나 혹여 비슷하지도 않아. 자 ..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