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01월 02일 월요일.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느낌이 아닐까. 수업종이 울리고 아이들은 각자 자리에 앉아 있다. 아직 어느 교실에선 시끄러운 아이들의 소리가 드문드문 들린다. 나는 텅 빈 긴 복도를 따라 걷는다. 들어가야 하는 교실앞에서 잠시 쉼호흡을 하곤 앞문을 연다. -드르륵. 그 순간이다. 모든 아이들의 눈빛이 잠시 문 앞으로 쏠린다. 이 순간의 느낌은 언제 어느때고 문득문득 다시 살아나곤 했다. 정규수업이 아닌 방과후 수업은 아쉽게도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나는 수업이 시작하기 30분 일찍 도착하여 교실을 둘러보았다. 교실은 어두웠다. 의자도 들어가지 않는 좁은 책상과 낙서 가득한 책상이 삐뚤삐뚤 줄 서있고, 오래된 다락방의 먼지처럼 칠판엔 분필가루가 소복히 내려앉아 있었다. .. 더보기 이전 1 2 3 4 5 ··· 5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