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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니/유리창 (시선/생각)

FM 영화 음악 정은임입니다. 노동귀족



2011년 1월 12일 오전.
한진중공업은 부산지방고용노동청에 290명의 정리해고를 신고하고,
등기우편으로 해고통지서를 대상자들에게 발송하였습니다.
희망퇴직자 82명과 정년퇴직자 28명을 포함하면 사실상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하였습니다.

2009년 쌍용자동차의 정리 해고 후, 10명이 넘는 노동자와 그 가족이 자살 하였습니다.
삼성의 노동자들은 매 년 백혈병에 걸려 죽어 나가고 최근 1주일 사이에 두 명의 노동자가 자살 하였습니다.

아래는 2003년, 정은임의 FM 영화음악의 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노동귀족 그들은 왜 지금도 크레인에 올라가고, 또 떨어질까요.





19만3천원. 한 정치인에게는 한끼 식사조차 해결할 수 없는
터무니없이 적은 돈입니다.
하지만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한보시기로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에게는 며칠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는 큰돈입니다.
그리고 한 아버지에게는요,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길에서조차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한, 짐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FM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아이들에게 휠리스를 사주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일하는 아버지, 故 김주익씨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이 193000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193000원. 인라인스케이트 세 켤레 값입니다. 35m 상공에서 100여 일도 혼자 꿋꿋하게 버텼지만 세 아이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에는 아픈 마음을 숨기지 못한 아버지. 그 아버지를 대신해서 남겨진 아이들에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준 사람이 있습니다.
부자도, 정치인도 아니구요 그저 평범한, 한 일하는 어머니였습니다.
유서 속에 그 휠리스 대목에 목이 메인 이 분은요,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주머니를 털었습니다. 그리고 휠리스 보다 덜 위험한 인라인 스케이트를 사서, 아버지를 잃은, 이 위험한 세상에 남겨진 아이들에게 건넸습니다.
2003년 늦가을. 대한민국의 노동귀족들이 사는 모습입니다.
(2003년 11월 18일 FM 영화 음악 정은임입니다. 中)




노동자의 죽음은, 타살입니다. 노동자들의 죽음은 우리 모두의 죽음입니다.